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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

삼성 “차세대 파운드리는 우리가 앞서간다”...TSMC에 선전포고

by shenminghu456 202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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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구체적 로드맵 첫 공개

“인공지능(AI) 혁명은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입니다. 삼성전자가 이 신(新)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습니다.”
27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3′에 모습을 나타낸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현장 객석을 가득 채운 700여명의 반도체 업체 관계자들을 향해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첨단 기술들로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원래 1년 단위로 열리던 파운드리 포럼을 지난해 10월에 이어 8개월만에 개최했다. 
불과 2개월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근처에서 최첨단 반도체 기술 로드맵을 소개하는 연례 행사를 열었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요가 막 폭발하려는 시점에 삼성전자가 행사를 앞당기면서까지 미래 먹거리에선 TSMC로부터 주도권을 빼았아 오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 사장은 15분간 이어진 키노트 연설의 3분의 1을 AI시장 소개에 할애했다. 
그러면서 “AI시대에는 더 빠른 데이터 분석 속도, 더 많은 데이터 저장량, 더 적은 전력 소비가 중요하고, 삼성이 이를 실현시키는 기술들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TSMC부터 미국 인텔, 일본 라피더스까지 참전한 2나노(nm·1나노는 10억분의 1m) 전쟁에서 치고 나가고, 글로벌 반도체 동맹체를 만들어 최첨단 후공정 기술인 3D(차원) 패키징 분야까지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파운드리 공정은 단위가 미세할수록 첨단이고, 패키징은 차원이 높을수록 기술 난도가 높다.

삼성, ‘2나노 전쟁’에서 선수 날려
삼성전자는 이날 “2025년 2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반도체를 양산하고, 2026년에는 고성능컴퓨팅(HPC), 2027년에는 차량용 제품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연도별로 2나노 공정의 제품 생산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사인 TSMC 역시 2025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다. 
반도체 업계에선 “파운드리 산업에선 추격자 입장인 삼성전자가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2나노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서를 들고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2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은 파운드리 산업의 차세대 격전지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추정하는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26년 1879억 달러로 2023년 대비 56%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성장을 이끄는 주축이 5나노 이하 첨단 공정들이다. 
이날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의 2나노 공정은 현재 양산중인 3나노 공정에 비해 전력효율은 25% 늘어나는 반면, 반도체 면적은 5% 감소한다. 
복잡한 계산을 한번에 마쳐야하는 고성능 AI 반도체 제조에 최적화된 기술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나노를 TSMC를 뛰어넘을 ‘키 포인트’로 보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이 최근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한 데도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해서 시행착오를 미리 겪었다는 것이 근거가 됐다.
2나노부터는 TSMC 역시 GAA기술을 사용해야하는데, 삼성이 3나노부터 쌓아온 노하우가 고객사들을 유치하는 결정적 무기가 될 것이라는 논리다.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를 시작으로 2027년 1.4나노 양산까지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전력 반도체·3D 패키징…'올라운더 되겠다’
이날 삼성전자는 “2025년 8인치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도 밝혔다. 
질화갈륨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의 전력 소모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AI반도체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TSMC는 지난 2020년 GaN 전력반도체 생산에 처음 나섰고, 지난해엔 GaN 제품 생산 용량을 3배로 늘리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GaN과 같은 특수 반도체 분야에도 발을 들이며 TSMC를 바짝 따라잡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글로벌 반도체 부품사·팹리스·IP업체들과 첨단 후공정 기술 개발을 위한 ‘최첨단 반도체 개발(MDI·Multi-Die Integration)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파운드리 첨단 공정이 3나노, 2나노로 격차가 미세해진 상황에서, 반도체 성능은 다양한 반도체들을 효율적으로 쌓는 후공정에서 크게 갈리기도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 역시 비슷한 패키징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며 “고객사들은 반도체를 맡길 때 미세 공정 뿐 아니라 패키징도 중요시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산업에서 첨단 전·후공정을 모두 갖춘 올라운더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고객의 주문이 절대 밀리지 않도록 충분한 생산량을 갖추겠다”고도 밝혔다. 
이른바 ‘쉘퍼스트(주문을 받기 전에 반도체 제조 클린룸을 구축하는 것)’ 전략이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한국에선 평택에 이어 용인까지 제조시설을 늘리고 있고, 미국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생산라인으로 2027년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클린룸의 규모가 2021년 대비 7.5배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에서 번갈아 신규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핑퐁전략’으로 고객의 제조 수요를 만족시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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